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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9. 얼굴은 절대적 타자성의 펴시지만, 모두가 '자기' 얼굴을 누군가에게 내 '보이려는' 욕망은 동일성을 향한 길 가운데에 거주한다. 같은 각도, 같은 조도, 속의 수많은 (아름다운)얼굴'들'은 타자로의 항해를 부추기지만, 관심/동정의 시간을 단축시킨다. 그러나, 이 완전한 외로움을 누가 견딜 수 있겠는가. -2012. 9. 3. 실로 오랫만에 옛날(?) 가수들 동영상을 찾아봤다. 그러니까 듀스, 이현도, 김성재, 양현석(!), (차마 무제의 귀환은 검색하지 못했다), 그리고는 X-Japan, Glay, Hide 등등. 고구마 줄기처럼 뽑혀 올라오는 목록과 추억들이 새록새록하더라. (그 옛날 나는 56K 모뎀으로 70메가가 넘는 엑스재팬 공연실황 동영상을 받아 볼 정도로 용감했다. 덕분에 다음달 전회비 용지를.. 2022. 11. 4.
2012. 8. 1. 한 문장에 같은 단어나 조사를 쓰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 나는. 2. 2인칭 문장을 꺼려하는 것 같다. 3. '나'라는 주어를 경멸하지만, 거의 모든 문장이 내가 주어인 것 같다. 4. 읽는/을 상대에 대한 광적인 강박이 있는 것 같다(사실 아무도 읽지 않는데도). 5. 여기부턴 억지로 짜내는 것 같다. 6. 동감되지 않는 글에, 억지로 동정하는 것 같다. 7. 그러므로 아무도 믿지 않거나, 혹은 너무 믿어버렸든가. -2012. 8. 3. 이래저래 심신이 약해졌고, 대인기피 증세가 완연해졌고, 일상생활에서 실수가 늘었으며, 담배는 물론이요, 커피는 늘었지만, 주량은 줄었고, 대신 알콜섭취 욕구는 상승하였는데, 글빨은 영 제자리인데다가, 머리 속은 정리가 잘 되지 않고, 그래서 책읽기 욕구가 줄었는.. 2022. 11. 4.
2012. 7. 1. 가장 많은 불특정다수가 지나가는 (혹은 머물러있는)이런 곳에, 어쩌면 가장 많은 진심(이라고 착각하는)이 가로놓여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 서로가 가장 시니컬해질 수 있는 장소에서 사무치는 외로움이나, 건널 수 없는 심연의 고독 같은 걸 남겨두어봤자 '아무도 관심 없겠지' 하고 생각해버려서,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누군가 보아주지 않을까' 하는 이상한 (그러나 대단히 합리적인) 생각을 어쩌면 의외로 많은 사람들이 하고 있지는 않나 하는 그런 생각을 나조차도 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 차원이라면 트위터도, 페이스북도 이곳을 따라오지 못한다. 2. 일기란 원칙적으로는 나만 보기 위해서 쓰는 것이지만, 기실은 누군가에게 훔쳐보여지기 위해 씌어진다. 그러나 훔쳐보여진다 해서 훔쳐본 사람이 일기 주인.. 2022. 11.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