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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9. 3. 어쩌면 들춰보지도 않을 책들을, 꾸역꾸역 가방에 구겨넣는 것은, 그저 지적 허영일지도 모른다. 이야기하고, 마시고, 누워 자는 시간동안 각오를 새로히 다졌는가. 확신할 수 없다. 날씨도 서늘해졌다. 어쩐지 떠나기 아쉽다. 3. 일본엔 다진마늘이 없더라,는 말에 엄마는 말없이 마늘을 다졌다. 한 통 그득 담긴 마늘을 냉동실에 바로 넣어놓되, 먹기 편하게 봉지에 얇게 펴서 얼리라는 거듭된 충고에 마늘을 크린랩에 나누어 넣는다. 버스 정류장에서 왜 손 한 번 잡아주지 못했나 후회하면서. 눈이 쓰리다. 그런데 엄마.. 너무 많아.. 마늘 아이스크림이라도 해먹어야 할 판이야.. 5. 오랜만에 기숙사에 돌아와, 화장실 불을 켰는데 괴생물체가 재빠르게 바닥으로 숨어드는 것을 보았다. 안경을 쓰지 않았기 때문에 .. 2022. 11. 4.
2013. 8. 6. 방학이란, 시작하면 '뭘 해야 좋을까'하고 행복한(?) 상상만하다가, 아무런 기억도, 추억도 없이 끝나버리는 그런 것이었다. 또한 몇 번을 반복하면서도, 개선의 기미가 보이지 않는 것이기도 했다. 그래도 적어도 이전까지는 시작하기 전의 어떤 의지라도 있었건만, 이제 그런 불가능한 의지마저도 지레 체념해버리는 단계에까지 이른 듯하다. 학교를 너무 오래 다닌건가보다. 하지만 이 또한 회사원들에게는 맞아죽을지도 모르는 이야기. 22. 간만에 탄 한국택시 안에서 본 서울-동네 풍경이 생경하고, 자꾸만 급히 끼어드는 차들에 '이래도 되나' 싶고, 경기도 벽지라고 아무말도 없다 마지막에 3000원 더 받는 택시기사에 슬며시 짜증도 나고. 그런데, 그러면서도, 묘하게도 안도감이 드는 것이다. 왔구나.. 28. .. 2022. 11. 4.
2013. 7. 1. 왜 없는 것만 생각하게 되는가. 2. 이번 학기도 이제 한 달 남짓. 한게 없다 느껴지는건 어제 오늘 일은 아니지만, 타국 생활마저 이러니 한숨이 절로 난다. 하루는 더디게가지만, 일주일은 훌쩍 지나가 버린다. 백지 공포증은 도무지 치유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그러는 사이 나이는 차곡차곡. 하반기로구나. 5. 수학의 정석에서 집합만 공부하다 그만두는 것이 반복되면, 나중엔 이어서 하려는 마음도 생기지 않고, 결국 집합도 공부하기가 싫어진다. 그러면서, 어째서 삼각함수가 풀리지 않는 것인지에 대해 절망하는 것이다. 지금이 그런 상태인것 같다. 8. 지금 이 시간이, 공부할 이유를 찾는, 혹은 다시 생각할 시간이 될 수 있기를. 공포가 공복이 되기를. 15. 찝찝한건 어쩔 수 없구나. 16. 낮잠 자.. 2022. 11. 4.
2013. 6. 1. 500일의 섬머 보단 비기너스 1. 2달 안에 번역본이 나올 것임에보 불구하고, 읽을지도 불확실한 책을 사는 허영. 관심에서 멀어진지 오래된 작가의 신작과 그간의 여정을 되는대로 둘러대는 허세. 그리고 지금까지도 어떻게든 읽을 수 있을 거라고 믿고있는 교만. 이 모든 것에 대한 반성을. 그리고 결심하지 않기. 2. 여기서 그나마 느는 건. 1. 잠 2. 술 3. 요리 이 모든게 합쳐진 게 오후 3시에 점심 먹기. 밥까지 비벼먹을테다. 3. 이제 공부만 하면 된다. 되겠냐.. 4. 읽지 않는 시간, 쓰지 않는 날들이 후에 어떤 결과로 나타날 지, 나는 아직 알지 못한다. 고작 2년 남짓이 되었을 뿐이다. 나름 달려왔다고 생각했던 시간은. 지쳤다느니, 힐링이 필요하다느니 하는 말은 모두 변명인 것이다... 2022. 11.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