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 4년간 나름대로 꽤 많은 글자들을 모니터 위에 두드려왔는데도, 늘, 아니 점점 더 무서워지는 건 왜일까.
만성화된 게으름, 강박적인 조급함, 늘 실패하는 단어와 문장들, 들켜버릴까 불안한 마음과 갈 곳 잃어버린 생각들.
새벽은 더디게 오지만, 아침은 벌써 발 밑으로 차오르고.
가느다란 의지와 의무감은 팽팽하게 당겨져 끊어질 시간만을 기다린다.
되돌릴 수 없는 신체의 시계바늘은 도무지 움직일 줄 모르고...
-2012. 11. 5.
타인에 대한 모든 조언과 평가는 자기자신의 결여에 대한 보충이자 스스로에게 하고 싶었던 말이지만, 역설적이게도, 아니 바로 그렇기 때문에 자신은 그 모든 해석과 충고의 대상으로부터 벗어나 있어야한다.
이런 구별짓기의 모순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지만,
어쨌든, 남 이야기를 몇 시간씩이나 하는 건 즐거운 일이다.
그리고 이런 게 어느 정도 선까지는 힐링이 된다.
-2012. 11. 7.
연애나 결혼은 포기한지 오래지만, 격려나 위로는 필요하다.
히스테릭한 짜증과 불평불만이 늘었다. 막연한 두려움이 밀려들 때마다 이런 반응이 나왔었다.
자신이 어떻게 행동할지 예측되고, 또 그것이 긍정적인 결과로 이어지지 않을 때, 자괴감음 깊어진다.
오늘 새벽도 그럴까 두렵다.
아니, 이것이 언제까지고 계속될까봐 무섭다.
이런 생각도 벌써 수백번 째 반복이다.
-2012. 11. 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