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옛날 일기

2012. 10.

by 린킨박 2022. 11. 4.

늦은 밤마다 참담한 기분을 제어하기 어려운데, 막막과 먹먹이 주위의 벽을 치고 둘러싸기 때문이다(가야할 길에 대한 막막과 더 나은 인간일 수 없는 먹먹 말이다). 말들은 혀끝을 맴돌아 생각이 되지 못하고, 뱉어진 말의 경솔함은 책으로 화한다. 그래도 내일은 오고야마는데, 저절로 오기에 두려움의 부피는 커진다. 

허나 많아진 생각이 구원을 담보하진 않는다. 그 옛날, 하지만 그렇게 먼 날만은 아닌, 어두운 날 속에서 하늘을 보며 하수상했던 낱낱의 날들은 죄다 무엇이었단 말인가.
이해할 수조차 없었던 책들과 만났던 날들은, 한편으로 더 행복했을지도 모를 일이다. 
 
그들의 말이 모두 맞는지도 모른다. 
 
우리는 자라지 않는다. 
-2012. 10. 14.
 
사건과 삶에 대한 결정과 평가를 이런 장소에서 언급하고 조언을 구한다는 건 넌센스다.
그치만 모두가 외로우므로 해로울 건 없다. 
그러나 실제로 부러 나서서 조언하고, 평가하고, 판단하는 건 어떤 좋은 말이더라도 해로울 수밖에 없다. 
그리고 그럴리는 없겠지만 정말 그걸 믿는 것도 그만큼 해롭다. 
 
그 모든 거짓 위안과 작별할 수 있기를.
그리고 바로 그만큼 거짓과 가상의 동감에서 자유로울 수 있기를. 
 
-2012. 10. 23.

'옛날 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12. 12.  (0) 2022.11.04
2012. 11.  (0) 2022.11.04
2012. 9.  (0) 2022.11.04
2012. 8.  (1) 2022.11.04
2012. 7.  (0) 2022.11.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