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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일기

2013. 6.

by 린킨박 2022. 11. 4.

1.

500일의 섬머 보단
비기너스
 
 
1. 
2달 안에 번역본이 나올 것임에보 불구하고, 읽을지도 불확실한 책을 사는 허영.
 
관심에서 멀어진지 오래된 작가의 신작과 그간의 여정을 되는대로 둘러대는 허세.
 
그리고 지금까지도 어떻게든 읽을 수 있을 거라고 믿고있는 교만.
 
이 모든 것에 대한 반성을.
 
그리고 결심하지 않기.
 
 
 
2. 
여기서 그나마 느는 건.
 
1. 잠
2. 술
3. 요리
 
이 모든게 합쳐진 게 오후 3시에 점심 먹기.
밥까지 비벼먹을테다.
 
 
 
3.
이제 공부만 하면 된다.
 
 
 
 
 
 
 
 
 
되겠냐..
 
 
 
4.
읽지 않는 시간, 쓰지 않는 날들이 후에 어떤 결과로 나타날 지, 나는 아직 알지 못한다.
 
고작 2년 남짓이 되었을 뿐이다. 나름 달려왔다고 생각했던 시간은. 지쳤다느니, 힐링이 필요하다느니 하는 말은 모두 변명인 것이다. 
 
도래하지 않은 시간의 악몽에서 도망치기 위해, 빈한한 몇 장의 사진 속으로 숨어드는 것 또한 그리 유익하지 않을 것이다. 
지금 보이는 것을 거부하고, 불가능성 만을 믿으며, 그럼에도 무언가 달라지기 만을 기다리는 습속에서 벗어나지 않는다면 말이다. 
 
 
이것은 반성이 아니다.
결단을 지참하지 않는 반성이 만성적 허무를 동반한다는 것을 이미 알고 있지 않던가.
 
 
아마, 이 후로도 한참동안 나는 변하지 않을 것이다. 
그것이 오래된 믿음인 까닭에.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를 단어장 속에 다시 적어 넣어야 할 것이다.
 
어쨌든 그것들은 쌓인다.
이 적층을 믿지 않는다면 훨 씬 더 긴 침묵 속으로 잠수하고 말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오늘의 노동요는 불나방스타소세지 클럽의 "알앤비"
 
 
 
5.
낮잠을 잔 것은 실수였다.
 
일어나서 아무것도 하지 않은 것은 실수엿다.
 
새벽 2시에 커피를 먹은 것도 실수였다.
 
 
 
 
그러나 그것은 모두 나의 의지였다.
 
 
 
7.
Mr. Children
섬머소닉 출연확정. 
마음은 조금씩 흔들리고.
 
 
 
7.
결국 질렀다..
 
 
 
9.
行きましょう。
 
고등학교 땐, RATM.
대학교 땐, Linkin Park, Metallica 심지어 Stivie Wonder 옹이 올 때도 참았지만.
이건 좀..
 
 
11.
이번주는 진짜 지옥이구나.
한시간에 한페이지도 읽기 힘들다.
 
망했다고 볼 수 있지.
 
 
 
11.
히마나쨩..
이 사태를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라고 물었지만,
 
히마나쨩은 말없이 쓰게 웃기만 했다.
 
 
 
 
 
 
 
 
쓸모없는 놈..
 
 
 
16.
고1 축제 때, 친구들끼리 떼거지로 몰려나가서, <우리는 YG 패밀리>(?)를 부른 적이 있다. 
대부분의 아이디어를 내가 낸 터라 무슨'짓'을 했는지 여전히 기억난다.
(그리고 그게 졸업 앨범에도 실렸다.)
 
잠들려고 누웠을 때, 그 쪽XX림이 (아직까지도!)종종 떠올라서 벌떡벌떡 일어날 때가 있다. 
 
대학교 1학년 때도 비슷한 일이 있었다.
 
(그것 때문은 아니지만) 이듬해 군대갔다.
 
그 이후로는 뭐..그냥저냥.
큰 일에 휘말리는 일도 별로 없었고, 만들려고도 하지 않았다.
 
그런데 이번건 좀 가겠다.
 
 
 
18.
1. 모 선생이, 유학이란 ㅂㅅ이 되어보는 경험이라고 말 한 적이 있다. 그 땐 잘 와닿지 않았는데, 최근 절실히 느끼고 있다. 그런데 이런건 있다. 그건 살아오면서 한번도 자신을 ㅂㅅ이라 생각해본 적이 없는 사람이 할 수 있는 말이라는 것. 그리고 그 'ㅂㅅ-됨'에서 벗어나려는 욕구와 그 기간 또한 개인차가 있다는 것. 붕어의 의지를 갖고 있는 나로서는 조금 오래 걸릴지도 모르겠다.
 
2. 흡사 군대에 와있는 기분이다. 군대가 사람을 답답하게 하는 이유 중 하나는 그 사람의 삶의 반경을 극도로 축소시키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들은 몹시 게을러지거나, 아니면 쓸데없이 부지런해져서, 별 것 아닌 일에 온 신경을 집중시킨다. 군복에 각을 잡거나, 군화에 광을 내거나, 다른 사람을 괴롭히거나.
 
3. 이래도 돼나 싶을 정도로, 게을러지고 있다. 정말이지 아무것도 하기 싫다. 아무리 아무것도 하지 않기 위해 시작한 타국생활이라지만, 차오르는 불안을 어찌할 도리는 없다.
 
4. 하나 고쳐야 할 게 있다면, 뭐든지 하루 안에 해결보려는 야비한 마음이겠다. 생각해보면, 늘 그랬다.
 
5. 이제 곧, 한 시대가 끝날 것이다. 벌거벗은 삶이 될 것이다. 그것과 마주할 준비를 하지 않으면 안된다. 그 날은, 반드시, 온다.
 
 
 
24.
좋았던, 혹은 소중했던 시간은 지나고나서야 아는 법이다. 
고등학교 시절이 그랬듯, 
첫 번째 연애가 그랬듯,
감정의 손상만을 생각했던 첫 번째 긴 여행이 그렇듯,
그리고 취직을 포기한 뒤, 마치 자본주의의 예외자라도 된 것 마냥 늘어놓았던 허세가 그렇듯. 
 
벗어나고 싶기만 했던 그날들은 닳고, 낡아,
그러니까 망각이 덧대어져 유일무이한 체험의 자리로 안치되는 것이다.
 
그래.
그러니 어찌해야 할까.
어쨌든 추억이 될테니,
힘들어도 입 꾹 다물고 있어야하는 것일까.
아니면 나중에 어찌될지 모르는 척, 울고, 웃고, 짜증내야하는 것일까.
 
이것은 관조자의 대응법이다.
그로부터 달아날 수 없으니 괴로울밖에.
 
아파트에 사는 한 눈치빠른 강아지는 주인의 곤란을 두려워한 나머지 도무지 짖을 줄 모르고,
타인의 오해를 두려워한 나머지, 꼬리 칠 줄 모른다.
 
그런 강아지의 고뇌와 심중을 인간들이 알아줄리 없는 것이다.
문제는 그 모든 것을 알고 있다하더라도, 강아지에게는 뾰족한 수가 없다는 것이다.
그렇게 길러졌으므로.
 
 
 
25.
1. 사람이 많은 곳에 머무르다보면, 사람이 없는 곳으로 가고 싶고.
사람이 없는 곳에 살다보면,
다시 사람이 많은 곳을 그리워 하게되는 모양이다.
 
2. 담배가 드디어 떨어지다.
(반강제적)금연 2일차.
 
 
 
27.
1. 우리의 10대와 20대, 그러니까 나의 세대는 문학의 시대는 아니었다. 소설 깨나 읽는다는 학동들은 많았지만, 문학이 우리를 구원하리라는 믿음이 굳었던 친구들은 별반 없었다. 거개가 게임을 통해 이야기의 구조를 익히고, 그러다 때가 되면 시험공부를 하고, 다시 만화책을 읽었으며, 그도 나른해질 때 판타지 소설 따위를 읽었다. 이를테면 신경숙과 은희경, 최인호와 윤대녕 등을 읽고 자라온 세대와도 달랐다. 그들을 알기 전에 이우혁과 이영도를 또는 베르베르를 읽어왔던 것이다. 
 
2. 그리고 그런 읽을거리가 시들해질 때쯤, 아니 그것들에 어떤 의미를 부여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느껴질 때쯤, 대학에 들어갈 채비를 하면서, 무슨 공식인것 마냥, 기형도와 하루키를 읽었다. 내용 따윈 아무래도 좋다는 듯이. 거기서 멈추든 아니면 더한 지적 허영에 빠지든 어쨌든 거기까진 간다.
 
3. 내 경우엔 후자였고, 한동안(최근까지도) 그 마취에서 온전히 깨지 못했다. 그래서 그런지 몰라도 그런 20대 초입을 부정하고 싶었다. 
 
4. 그리고 최근에야 그런 생각이 드는 것이다. 과연 그것들은 다 무엇이었나라는 것. 우리가 읽어온 것, 아니 보아온 것, 또는 해온 것. 그것들은 도대체 무엇이었나.
 
5. 아마 대중적인 성공 외에도, 그것들이 변화시킨 것이 생각보다 많고 깊을 것이다. 단순히 '구별짓기'의 메커니즘이 아닌 그 무엇. 
 
6. 아직 답을 가지고 있진 않다. 의외로 자신이 속한 세대를 설명하는 것이 더욱 어려운 법이다. 하지만 아마도 그것을 어렴풋이 깨닫는 순간이 온다면, 우리는 윗세대와는 다른 언어와 방법을 소유하게 될지도 모른다. 그런 느낌이다. 
 
 
7. 언젠간 그런 날이 오겠지. '자기만의 방'이 아님을 알면서도 그렇게 믿고 살아가는 이 밤의 아이들의 이야기가 시작되는 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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